※ 세종 김부장의 개인적인 경험을 적은 글입니다.
퍼가시면 아니아니~ 아니되옵니다.
지입상담 후기 시리즈 03
그리스로마신화 번역자로 유명한 故 이윤기 선생의 어머님께서는..
빨랫감을 물에 담그시며 이런 말씀을 하셨답니다.
“나는 네 바지주머니를 뒤질 때마다 아슬아슬하다. 복권 같은 것이 툭 튀어나올까 봐..”
그 어머니에 그 아들이라고 해야 할까요?
선생은 일생동안 헛된 요행을 바라지 않고 올곧게 살았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릇이 선생에 미치지 못하는 지라..
가끔 로또복권도 사고.. 일확천금의 헛된 꿈을 꾼 적도 있었습니다.
예전.. 2.5톤 탑차를 끌고 하이마트 가전 배송을 하던 시절..
노원구 고정배차여서.. 로또복권 1등이 열 몇 번이나 나왔다던..
그 유명한 가게 앞을 하루에도 서너번씩 지나다니다보니..
복권을 사기 위해 길게 늘어선 사람들의 줄을 보며.. 호기심도 생기고 해서..
조수를 보내 로또복권 두어 장을 사다가 다시방에 넣어두곤 했었지요.
“우리.. 이 복권이 1등 맞으면.. 당첨금은 반반 나누고..
그날로 이 차 팔아치우고.. 좀 편하게 살아보자.. 킥킥~"
지금은 나이가 차서 하이마트 일도 그만뒀고, 그 조수와도 헤어졌지만..
돌이켜보면 그때는 하루하루가 정말 고단했었습니다..
저도.. 조수도 각각 4인 가족의 가장이었으니..
당장의 생활에 대한 걱정..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늘 어깨가 무거웠지만..
아시다시피 소형화물차 지입이 다 그렇지 않습니까?
그럭저럭 생계유지는 가능하지만.. 돈을 많이 모아 그 고생에서 벗어나기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니까요..
그러니 허황한 짓인 줄 뻔히 알면서도.. 당장은..
로또복권이라도 사지 않고서는 견디기 힘들었던 거겠지요.
복권을 사기 위해 지방에서 원정까지 오고..
일주일 내내 줄을 선다는.. 그 명당 중의 명당에서 샀음에도 불구하고..
1등은커녕 오천원짜리 한 장도 맞은 게 없었고..
저희는.. 다시 이윤기 선생 어머님의 말씀을 따르기로 했습니다.
‘지금 나에게 인생역전이 꼭 필요한 거야?
추리닝에 슬리퍼 끌고.. 복권가게 앞에서 줄 서 있는 사람들보다..
날마다 부지런히 운전하고 일하는 사람들이 훨씬 존경스럽고 고귀한 거 아냐?
로또가 따로 있나.. 하루하루 잘 살고.. 아이들 잘 크면.. 그게 로또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