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 김부장의 개인적인 경험을 적은 글입니다.
퍼가시면 아니아니~ 아니되옵니다.
지입상담 후기 시리즈 08
아주 오래 전에 제가 잠깐 등산학교에서 암벽등반 강사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매년 봄에 신입생을 모집하는데.. 암벽이라는 운동이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쉽지 않은 운동이고.. 그래서 대부분 젊은 청춘 남녀들이 지원하게 마련입니다.
그런데 하루는 환갑도 넘으신 어르신이 찾아오셨습니다.
“어르신.. 연세가 어떻게 되세요?
저희 부모님 연배이신 것 같은데.. 하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도 모르시오?
내가 젊어서부터 스쿠버, 패러글라이딩, 자전거 등등 안 해본 게 없는데..
이제껏 나이 때문에 남들보다 뒤쳐지지는 않았소!
힘도, 열정도, 주량도 젊은 사람 못지않으니.. 부디 가르쳐 주시오.”
지입 업계에서도 나이 때문에 항상 말이 많습니다.
까대기(수작업)가 많은 소형차, 식자재 같은 일은 사실 버겁긴 합니다만..
지원자가 아무리 의욕을 보여도.. 원청에서 나이 많아서 안 된다고..
면접 오실 필요도 없다고 해버리면.. 저희도 참 안타깝고 면구스럽습니다.
하물며 어쩔 때는.. 그 이유가 일이 힘들어서도 아니고.. 단지
‘센터장보다 나이가 많아 일 부리기 힘들 것 같아서’ 라니요... ㅠ.ㅠ
요즘은 환갑이라고 해봤자.. 자식들은 아직 완전히 독립하지 못했고..
돈 들어갈 데는 여전히 많아서.. 은퇴할 수 있는 나이가 아닙니다.
근무환경이 열악한 아파트 경비 일이나 택시 보다는 낫다고 해서..
내 차 한대 사서 지입 일을 해보려고 하는데..
의약품이나 항공화물 외에는.. 거의 받아주겠다는 데가 없고...
까대기 없는 일 찾자고.. 초보자가 덜컥 대형차를 살 수도 없는 노릇이니..
진퇴양난.. 나이라는 꼬리표가 웬수입니다.
그때 암벽등반을 배우신 어르신께서는.. 그 후로 수년간.. 긴 백발을 뒤로 묶은 채..
인수봉, 선인봉, 천화대, 울산바위를 두루 주유하시며 풍류를 누리시다..
연전에 팔순 가까워서 돌아가셨다는 부음을 들었습니다만...
지금도 나이 얘기가 나오면.. 저는 그 어르신을 떠올리며..
서유석 옹의 이 노래를 흥얼거려 봅니다..
♪~너는 늙어봤냐..? 나는 젊어봤단다~
이제부터, 이 순간부터 나는 새 출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