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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입차 여담

복수는 나의 것.. [에피소드 시리즈 4]

※ 세종 김부장 하이마트 설치기사 시절 겪었던
    개인적인 경험을 적은 글입니다.
    퍼가시면 아니아니~ 아니되옵니다.
 
 
새로 개업하는 치킨 집에 큰 벽걸이 TV를 설치하고 난 바로 다음 날...

어찌된 일인지.. 재방문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어제 그 치킨집이라면... 사장이 시간 약속을 지키지 않아...

우릴 한참 동안 문 밖에서 멍하니 기다리게 했을 뿐만 아니라..

나에게도.. 치킨집 알바들에게도 말을 함부로 하는 그야말로 ‘** 고객’이라..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았는데... 이렇게 바로 이튿날 다시 보게 될 줄이야...

 
아닌 게 아니라 그 사장 말투는 꼭 이렇다.

 
        “아니.. 내가 어제 수평 잘 맞춰 달랬더니.. 이렇게 밖에 못해요?”

 
        “뭐가 잘못된 건지 모르겠어요? 어허..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딱 보면 몰라요?”

 
        “하이마트도 큰일이네.. 저런 사람들한테 TV 설치를 다 맡기다니...”

 
상대방의 인격을 전혀 배려할 줄 모르는...

아니.. 오히려 어떻게 하면 상대방에게 더 모멸감을 안겨줄 수 있을까를 연구한 듯한..

그의 말투에도 불구하고.. 나는 유니폼을 입은 죄로.. 한 마디 대꾸도 하지 못했다.

동병상련이라고... ‘기사님.. 이런 사장님을 날마다 보는 저희도 있잖아요’ 하고 말하는 듯한

알바들의 처연한 눈빛을 느끼며.. 나는 의자를 놓고 티비로 올라갔다.

 
하지만 수평이 맞지 않는다는 그 티비에... 수평계를 올려 놓았더니..

물방울이 딱 한가운데.. 완벽 수평, 절대 수평이었다.

그 사장을 불러 확인까지 시켰지만.. 그는 여전히 수긍할 수 없다고 고집이다.

 
        “수평계가 고장이네.. 고장이야.. 분명히 TV가 비뚤어졌어.. 기울었다구..”

 
        “내 눈은 못 속여.. 내 눈은 수평계보다 정확한 눈이야.. 내가 그렇다면 그런 거야..”

 
기둥이나 천정.. 벽지의 무늬 등 주변 환경에 의해 착시를 일으켜... 수평계와는 상관없이..

가끔 TV가 기울어보일 수도 있지만.. 이 상황은 그런 것도 아니었다.

우리 눈에도, 알바들 눈에도 별 이상이 없다는데.. 오로지 사장 눈에만 기울었다는 것이다.

아무리 설명을 해도 고집을 꺾지 않기에.. 나도 아주 작심을 하고...

 
        “좋습니다. 사장님이 원하는 대로 해드리리다. 얼마만큼 기울여 드릴까요?”

 
했더니.. 마침내 얼굴을 바꾸고.. 태연히 대꾸를 했다.

 
        “티비는 분명히 비뚤어졌지만.. 내가 그냥 비뚤어진 대로 쓸 테니까.. 가보쇼..”

 
...
...
아무래도 조만간 그 치킨 집에 맥주 마시러 한번 갈까 싶다.

 
        “치킨 맛이 왜 이래? 당장 사장 나오라고 해!!!”

 
        “뭐가 잘못된 건지 모르겠어? 사장이라는 사람이 딱 먹어보면 몰라?”

 
        “이 집도 곧 망하겠네.. 사장이라는 작자가 그래가지고 무슨 장사를 한다고... 쯧쯧”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마디 덧붙여 주리라..

 
        “맛은 형편없었지만.. 그래도 먹긴 먹었으니까.. 자..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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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김영남

등록일2012-10-21

조회수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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