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경험을 적은 글입니다.
설치기사님이 홈씨어터 연결까지 다 해주실 거라고....”
“아.. 네.. 그건 TV하고 홈씨어터를 연결해 주겠다는 뜻이었구요...
홈씨어터 전체의 설치까지 포함하는 건 아니었을 겁니다...”
벽걸이 TV를 설치하러 갔는데.. 홈씨어터까지 설치해 달라고 하면 참 난감하다.
셋톱박스, 비디오, DVD플레이어 등이야.. 되는대로 단자만 꽂으면 그만이지만..
홈씨어터는 좀 다르다. 스피커 다섯 개, 우퍼 하나를 다 자리 잡아야 하고..
후방 스피커선은 창턱에 몰딩까지 붙여서 깔아줘야 하니.. 시간이 한참 걸리게 마련이다.
매장에서 그렇게 말했다는 건..
그건 기존에 설치되어 있는 홈씨어터에 새 TV를 연결해 준다는 뜻이었으리라..
하지만 고객의 집에 도착해 보니.. 새로 이사를 온 집이라..
리시버, 우퍼, 스피커가 다 따로따로 굴러다니고 있고..
스피커 연결선을 한데 모아.. 둘둘 말아놓은 게 농구공만하다.
어려 보이는 새댁이 말투도 공손하고.. 차 끓여 대접할 예의도 갖춘 모습이 예뻐서..
웬만하면 해달라는 대로 다 해주고 싶었지만.. 하필 그날은 ‘손없는 날’이라
그리고.. 홈씨어터도 일단 스피커 케이블들은 다 연결해 놓았으니...
남편 분께서 들어오시면.. 각각 스피커들 배치하시고...
문턱에 쭉 몰딩 붙여서 선들을 가려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럼 한 번 켜 볼까요?”
바로 플레이 버튼을 누르고... 사용법을 설명하려는 순간..
Ooooooooooh~! Goooooood~~! Please~~~~!
헉..!
갑자기 방안을 채우는 코맹맹이 신음소리.. 비명소리..
50인치나 되는 큰 화면에 펼쳐지고 있는.. 차마 말로 다 할 수 없는.. 민망한 하드코어..
“어흐.. 민망해라... 저희 남편이.....”
젊은 새댁은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어쩔 줄을 몰랐다..
하기야 외간 남자와 단 둘이 방안에 있는데... 이런 낯뜨거운 꼴을 만났으니..
당황할 수밖에 없다.
나는 그녀가 무안해 하지 않도록.. 태연히 채널을 바꾸고 설명을 계속했다.
“하하.. 괜찮습니다.. 원래 남자라는 동물은 여자와는 달리.. 시각적인 자극에
훨씬 더 민감해서.. 이런 걸 좋아한답니다. 원래 그런 걸 어쩌겠습니까... 하하..
아무튼 홈시어터는 화면도 잘 나오고.. 소리도 이상 없으니.. 이만 가보겠습니다..”
지금쯤.. 그분들께서는..
50인치 풀 HD 화면에.. 쩌렁쩌렁한 5.1채널 DTS 사운드로...
하드코어 포르노를 즐기고 계시리라 생각하니..
갑자기 내 마음까지 뜨거워질라 그런다..
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