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 김부장이 하이마트 설치기사 시절 겪었던
개인적인 경험을 적은 글입니다.
퍼가시면 아니아니~ 아니되옵니다.
“아저씨.. 우리 식구가 지금 교회에 가는 길이니까.. 저녁때나 가지고 오슈..”
“어머님.. 저희가 이미 파주 창고에서 서울로 출발했는데..
댁에 잠깐 들어오시면 안 될까요? 무슨 교회가 하루 종일 예배를 해요?”
“으응.. 예배야 오전에 끝나지만.. 내가 교회에서 맡은 일이 있어..
오후에도 아이들에게 성경을 가르쳐야 하거든... 그러니 6시 넘어서나 오시구랴..”
“아이고.. 어머님.. 하느님께서도 주일날은 근무 안 하신다구요..
기도해봤자 아무 소용도 없다니까요.. 잠깐만 댁에 들어오셨다 가세요... 제발요..
일요일 아침.. 사전전화를 하다보면 자주 벌어지는 시츄에이션이다.
전표에는 분명 프리타임인데.. 전화를 했더니.. 교회 간다고 야간에 오라는 것이다.
이럴 땐 참 암담하다. 그나마 가까운 교회에 다닌다면 좋으련만..
집은 공릉동인데.. 교회는 강남으로 다니신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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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들이 TV를 사서 보낸 모양인데.. 우리 집이 원래 불교를 신실하게 믿는 집안이여..
다음 번 손없는 날 와서 달아주시게...”
“아이고.. 어머님.. 벽걸이 TV하고.. 손없는 날하고 무슨 상관이 있다고 그러세요?
그런 거 다 미신이라구요.. 미신..
옥황상제님께서 동서남북 사방 귀신을 다 불러들여서 손없는 날이라는데..
불교에 부처님이 계시지.. 옥황상제가 왜 나와요..? 그건 불교가 아니라구요..”
“그려.. 기사님.. 그건 알겠는데.. 그래도 다음 주에 와서 달아주셔.. 이만 끊네..”
일요일마다 예수님께서 우리 일에 큰 걸림돌이 되듯.. 샤마니즘 역시 우리 업계의 큰 적이다.
하루 용역비 중에 벽걸이 TV 하나가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데..
고작 그런 이유로 나의 수입을 포기하라고 한단 말인가...
한 달에 몇 번 돌아오는 '손없는 날'이라는 이유로...
업무량이 특정일에 편중되는 것도 문제지만 다른 이유도 있다.
냉장고 세탁기 등.. 큰 가전제품들을 문 앞에 잔뜩 내려놓고 주인을 기다리는데..
무슨 솥단지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고.. 발도 못 들이게 막더니..
기다리고 기다리다 겨우 도착한 솥단지에서 소금이며 붉은 팥을 꺼내.. 방방마다 좌악 뿌려놓는 것이다...
아.. 저걸 어느 세월에 다 쓸어 담고.. 청소하고.. 가전제품들을 들여놓는단 말인가.
대체 우리가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한단 말인가...
일찌기 막스옹께서.. ‘종교는 아편’이라고 하셨다는데.. 거기까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예수님도.. 옥황상제님도.. 우리 하이*트 딜리버리맨들의 웬수인 것만큼은...
여태까지의 내 경험상.. 분명하고도 확고한 사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