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경험을 적은 글입니다.
여기 찍힌 자리에 빨간 페인트까지 묻어 있다구..
증거가 있는데 어디서 발뺌을 하려고.. 사람들이 양심이 있어야지.. 양심이..
꼼짝 말고.. 여기서 기다려! 당신들 뺑소니로.. 경찰에 신고도 해놨어!”
“여보세요.. 제가 골목 운전 10년 경력인데.. 부딪쳤으면 제가 왜 모르겠어요..
정말 저희가 그런 게 아니라니까요...”
상계동 어느 좁은 골목길에다 차를 세우고 냉장고 배송을 마치고 나오니..
반짝 반짝 액티언 새 차 주인이.. 찌그러진 차 앞에서 벌개진 얼굴로...
다짜고짜 삿대질을 해대는 것이었습니다.
과연 앞 휀다에는 꽤 크게 긁은 자국이 있고..
거기에는 하이마트 도색 특유의 빨간 페인트가 선명하게 묻어 있었습니다.
사실 대형차 운전을 하다보면 살짝 닿는 정도는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지만..
별로 크지도 않은 2.5톤 익스탑차...
게다가 나름대로는 미아, 수유리 산비탈, 중계동 무수골을 비롯해..
좁고 가파른 골목길을 수도 없이 누비고 다닐 적에도..
남의 집 간판 한 번... 튀어 나온 처마 한 번 때린 적이 없는 제가...
우선주차 라인 안에.. 다소곳하게 서 있는 차를...
그것도 전진 방향으로 들어가며 긁었다는 게.. 도저히 믿어지지 않았지만...
어쩌겠습니까? 증거가 있다는데야.. 한순간 마음이 흔들렸습니다.
‘분명 닿은 적이 없는데.. 페인트 색깔도 똑같고.. 정말 내가 친 건가?
탑 꼬리 부분이 지나가며 살짝 닿은 건가? 설마 내가...?’
폐가전 냉장고와 빈 박스를 다 정리해서 차에 싣고 나니.. 그제서야 경찰이 왔습니다.
액티언 주인은 입에 거품을 물고 나와 내 차에 또 삿대질을 해댔고..
저는 경찰 아저씨에게 차 두 대를 옆에 붙여보자고 했습니다.
들어간 길 그대로 후진해 나와서.. 딱 높이를 맞춰보니..
과연 탑이 많이 높아서.. 액티언 앞 휀다와는 도저히 접촉될 수 없음이 확인되었습니다.
“아니.. 이 양반아.. 젊은 사람이.. 어디다 대고.. 엉?
무죄추정 몰라? 확실하지도 않은 걸 가지고 어른한테 막말을 하고 말이야...”
“죄송합니다. 저는 페인트가 묻어 있길래....”
“새 차가 저렇게 돼서 자네도 많이 속상할 테니.. 나는 이만하고 가네...
그럼.. 경찰아저씨도 수고하슈... 범인 꼭 잡으시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