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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어머니와 딸.. [에피소드 시리즈 5]

※ 세종 김부장 하이마트 설치기사 시절 겪었던
    개인적인 경험을 적은 글입니다.
    퍼가시면 아니아니~ 아니되옵니다.
 
 
아침에 시간예약 전화를 드렸더니.. 아줌마 목소리가 쓸쓸했다.

 
    “어저께 매장에서.. 예약은 오후시간으로 했지만.. 좀 더 일찍 오실 수는 없나요?

    제가 혼자 사시는 친정어머니한테 세탁기 한 대 사드리는 거예요...

    어머니께서 많이 편찮으셔서.. 제가 여기 있을 때 세탁기 놔드리고 가고 싶어서요..

    사실 친정에 와서 사흘이나 됐거든요.. 얼른 시댁에도 가 봐야겠는데...”

 
주로 장애인이나 노인들이 많이 사시는 허름한 임대아파트에..

몸마저 불편한 친정어머니를 홀로 남겨두고 가야하는 딸의 마음이 안타까워서..

나는 오전 중에 짬을 내... 일찍 방문을 했다.

중년의 아주머니는 바쁘실 텐데 이렇게 일찍 와주셔서 고맙다고 허리 숙여 인사부터 했다.

 
    “별 말씀을 다하십니다. 다 사람이 하는 일인데.. 그깟 시간이야..

    조금 당기고 조금 늦추고 하는 게 뭐 어렵겠습니까?

    사실.. 친정어머니랑 더 오래 계시라고.. 저녁에나 올까 하다가... 하하하”

 
아주머니도 딴은 그렇기도 하다며 함께 웃었다.

벽에 등을 기대고 앉아 계시던 친정어머니께서도 딸을 바라보며 쓸쓸히 웃었다.

 
옛날... 강릉 친정집을 떠나 서울로 가는 길에.. 대관령을 넘으며...

늙으신 어머니 걱정으로 눈물을 흘렸더라는 신사임당의 마음도 이와 같았을 것이다.

 
    산이 겹친 내 고향은 천리련마는

    자나 깨나 꿈속에도 돌아가고파

    한송정(寒松亭) 가에는 외로이 뜬 달

    경포대(鏡浦臺) 앞에는 한줄기 바람

    갈매기는 모래 위로 흩어졌다 모이고

    고깃배들은 바다 위로 오고 가리니

    언제나 강릉길 다시 밟아가

    색동옷 입고 앉아 바느질할고

 
    늙으신 어머님을 강릉에 홀로 두고

    외로이 서울 길로 가는 이 마음

    돌아보니 북촌(北村)은 아득도 한데

    흰 구름만 저문 산을 날아 내리네

 
나는 우리 민요 ‘둥당덩타령’이 생각났다. 내가 예전에 산에서 자주 불렀던 민요..

야영장 술자리에서나... 아니면 암벽에 매달려 잠시 쉴 때도..

나는 노래 주문을 받으면 언제나 이런 민요를 불렀다.

 
    “♪~ 호박 넝쿨 박 넝쿨.. 봄비 오기만 기다리고..

    우리 같은 어매들은 딸년 오기만 기다리네..

    둥당덩 둥당덩 덩기 둥당에 둥당에 덩 ~♬”

 
    “♪~ 날씨가 좋아서 빨래하러 갔다가

    모진 놈 만나서 돌베개 베었네..

    둥당덩 둥당덩 덩기 둥당에 둥당에 덩 ~♬”

 
아차차~! 잘 나가다가 노래가 딴 데로 빠져버렸네그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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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김영남

등록일2012-10-23

조회수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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