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입상담 후기 시리즈 11
“선생님.. 그럼 기업택배 일은 어떠신가요?
1톤으로 돈 많이 벌자면 택배도 좋은 선택입니다만...”
“이제 곧 드론으로 택배를 배송하는 시대가 온다는데..
그런 일을 지금 시작해도 될까요?”
작년쯤인가.. 고흥반도 어느 해안에서 우체국 택배를 드론에 매달아
몇 킬로 떨어진 섬으로 배송하는 이벤트가 있었다.
섬마을 회관에는 미리 이장님이 나와서 기다리고 있고,
좌표가 입력된 드론은 정말 바다를 건너서 정확히 회관 앞마당에
내려 택배배송의 임무를 다하고 되돌아갔다.
TV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런 실험들을 보면서 사람들은..
‘정말 드론으로 택배를 배송하면.. 택배 근로자들은 다 해고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 법도 하다.
물론 반론도 있다.
우선 법적으로 드론이 날지 못하는 곳이 많고,
아파트나 오피스텔 같은 고층건물은 어떡할 것이며,
아주 비싼 물품을 마음놓고 드론에 매달 수 있겠냐는 문제,
게다가 사람들이 택배를 받고서는 드론까지 훔쳐갈 수 있다는 점 등에서
드론 택배는 아직 현실화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하이마트에서 가전배송을 오래 한 나의 경험으로 볼 때..
드론이 배송기사를 대체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누가 경비실에 맡기라고 했어요? 다 필요 없고.. 꼭 내 손에 갖다주세요”
“문 앞에 놓고 가면 어떡해? 분실되면 당신이 책임질 거야?”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그건 댁들 사정이고...
내 돈 내고 산 물건인데.. 밤이든 낮이든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배달해줘야 하는 거 아냐?”
인간의 감정노동은 드론이 대신해줄 수 없다는 점이다.
배송기사가 아무리 성격 좋고 원만해도.. 끝내 어쩔 수 없는
다양다종의 고객들이 있다. 심지어 어차피 내려가는 길에
음식물쓰레기 좀 버려달라는 사람도 있는 마당에..
드론이 무슨 재주로 그 비위를 맞출 수 있겠냐 말이다.
남해안의 섬이나, 산 중턱 암자 같은 곳, 정말 접근이 어려운
특수한 곳에 아주 일부 사용할 수 있겠지만...
드론 때문에 택배기사 직종이 없어질 것이라는 걱정은..
적어도 우리 세대에는 어림도 없어 보인다.
- 끝 -